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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마일리지로 호텔놀이

2023. 11. 11. 대한항공 마일리지가 만료된다는 메일이 왔다. 팬데믹 동안 연장해 주던 것도 이제 끝인가 보다. 솔직히 비행기 값이 한 두 푼도 아니고 의미 있을 만큼 마일리지를 모으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만료되는 건 너무하지 않나 싶다. 4만 마일이 좀 넘게 있었고 이 정도면 동남아까진 다녀올 수 있을 테지만, 휴가 쓸 시간이 안 되어 그냥 호텔놀이로 소진하기로 했다. 주말 제일 싼 방으로 3인이서 묵으면 대충 가격이 맞을 것 같아 Y와 J를 초대했다. S와 T는 어차피 못 간다고 할 게 뻔하니까. 그런데 막상 예약하려고 보니 딱 3마일이 부족했다. 어떻게 돈을 써서라도 채울 수 없나 방법을 찾아보니 네이버 포인트를 10마일 단위로 전환할 수 있었다. 열심히 밀린 리뷰를 작성해 예약을 완료했..

가다 2023.11.21

시간 집약적 LA 여행 1일차

자그마치 몇 달 전부터 계획했던 가족 LA 여행 출발일이다. 원래는 아버지 환갑 기념으로 갈 예정이었지만 코로나로 무산된 바 있다. 휴가가 별로 없는 동생, 자영업자라 오래 쉬기 어려운 아버지의 의견을 수렴해 딱 1주일만 계획을 잡았다. 미국은 여행이 힘든 나라니 부모님이 더 나이 드시면 못 갈 것 같아 필수 코스는 잠시 들르기만이라도 해야겠는데, 미국 땅이 여간 넓은 게 아닌 데다 짧은 기간 때문에 동선을 짜기도 힘들었고 내가 짠 것치곤 무척 힘든 일정이 되었다. 반차를 쓰고 싸 둔 여행가방을 끌고 본가로 갔다. 사람이 네 명이라 와이파이 도시락을 오랜만에 빌려 봤는데, 며칠 전에 꾼 꿈대로 빌리는 걸 잊어버릴 뻔했다. 계획에는 잘 적어 놨는데 정작 살펴보지 않는 게 참 나답다. 공항 식당에서 주문한 ..

가다 2023.11.19

첫 노래 녹음

J가 회사 내에서 하는 복면가왕 비슷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녹음을 몇 번 하더니, 개인적으로 녹음을 하는 데에도 재미가 들린 듯하다. 그리고 몇 달 전부터 나와 듀엣을 하자는 제안을 계속해 왔다. 내가 J만큼 노래를 잘 부르진 못하지만 노래방은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한 번 해 보고 싶었기에 오케이 했다. 보컬 트레이닝이라도 좀 받아야 하나 싶었지만 말았고, 곡만 조성모의 『To heaven』 으로 정해 놓은 채 미루고 미루다 오늘로 약속을 잡았다. 녹음실은 예전에 J 결혼식 때 쓸 배경 음악을 작업했던 곳이다. 그땐 랩으로 참여했었는데 첫 녹음이라 들어가는 박자를 자꾸 놓쳤던 기억이 났다. 그래도 우리는 제법 빨리 녹음을 끝낸 편이라고 했다. 노래는 서로 번갈아 하기로 했고, J가 먼저 시작했다. 녹음 ..

쓰다 2023.11.19

닌텐도 팝업 스토어

대다수의 인터넷 망령이 그렇듯이 난 관심 있는 분야에는 비교적 소식이 빠른 편이다. 그날도 닌텐도에서 팝업 스토어를 연다는 얘기를 듣자마자 같은 닌빠인 J형에게 전달해 같이 갈 약속을 잡았다. 하지만 예약제로 운영한다는 소식은 정작 예약 오픈 당일, 대부분의 주말 예약이 매진된 이후 접하고 말았다. 그래서 평생 해 본 적도 없는 오픈런을 뛰게 되었고, 적당히 9:30에 용산역에서 만나 줄을 섰다. 사람이 많긴 했지만 생각보다는 양호했다. 대기 번호를 받고 근처에서 아침으로 설렁탕을 먹고 아이파크몰을 설렁설렁 구경하다 보니 입장 시간이 다가왔다. 여유 있는 진열대 배치와 인원 관리의 결과로 내부는 비교적 쾌적했다. 전날 거금을 지출한 관계로 구경만 하려고 했는데 귀엽고 예쁜 상품이 많아 참기가 무척 힘이 ..

가다 2023.11.18

짱 비싼 침대, 커틀러리 구입

2023. 10. 28. 침대는 인간이 하루의 1/3을 보내는 중요한 가구다. 오피스텔에서 생활한 2년 간, 그리고 본가 벙커 침대에서 잔 몇 달간은 그냥 얇은 매트 위에서 잤고 나도 잠자리를 가리진 않지만(가리지 않고 잠을 못 잔다), 이왕 장만하기로 한 거 침대만큼은 인터넷이나 이케아 등에서 적당히 싼 제품을 살 생각은 없다. 하지만 고급 브랜드 침대는 정말 너무나도 비쌌다, 너무나도. 때문에 내년 적당한 시기 여윳돈이 좀 모이면 살 생각이었지만, 시몬스에서 우리 회사 임직원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한다는 메일이 오고야 말았다. 언젠가 살 거라면 이 기회에 사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원래 TV를 아버지가 사 주시기로 되어 있었지만 “TV는 알아서 살 테니 (훨씬 비싼) 침대를 사 주세요”라고 말해..

쓰다 2023.10.29

야유회

2022. 10. 20. 입사 이래 처음으로 야유회를 했다. 그동안은 코로나로 진행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한국 엔지니어 대상이며, 민속촌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모르는 사람들과 조를 지어 이런저런 미션을 하게 된다는 것 같다. 이 한 문장에 엔지니어가 싫어할 만한 모든 요소가 들어 있다. “돌아다니면서”, “모르는 사람들”, “미션”. 역시 우리 팀 내에서는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많았다. 원래는 집에서 지하철을 타고 상갈역까지 내려가 버스로 갈아탈 생각이었다. 하지만 37번 버스가 47분 후 도착 예정이었다. 이건 선 넘은 배차가 아닌가 싶다.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탔다. 회장에 입장해 회사 옷을 받아 입고 랜덤한 조로 배치가 되었다. 아는 분이 한 명도 없었지만 붙임성이 좋은 분이 몇 끼어 있어 나름 즐거운..

쓰다 2023.10.22

강남을 떠나며

새 집의 입주 청소가 끝나 상태를 보러 와 봤다. 대체로 깔끔하지만 오래된 기물 사이사이에 찌든 때가 끼어 있는 곳이나 놓치고 지나간 부분이 있었다. 보통 이런 부분에 클레임을 걸어 다시 청소를 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하는 편이 빠르고 덜 피곤할 것 같아 가져온 알코올 티슈로 구석구석 한 번 더 청소했다. 텅 빈 거실에 대자로 누웠다. 이제 정말로 2년간 살았던 강남을 떠나는구나. 편리하지만 막상 살기엔 썩 좋지 않은 동네였다. 그동안 느꼈던 점을 하나하나 떠올려 봤다. 출퇴근: 강남에 집을 구한 첫 번째 이유다. 집에서 사무실까지 door to door로 걸어서 단 10분 거리다. 평소 밤잠을 잘 못 자는데 그나마 늦잠이 가능한 환경이라 버틸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음식점: 체인점 위주다. 가끔..

쓰다 2023.10.10

윈터 카니발: 로맨스물, 건조해서 더 좋았던

마사토끼, 잎가비 작가의 『윈터 카니발』이 완결까지 레진에서 풀렸다. 끝까지 보고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정독했다. 만화는 연재본을 매주 한 화 한 화 읽기가 너무 감질나서 몰아서 보는 게 흐름이 좋을 때가 있다. 1화를 다시 보니 연재 초기라 그런지 작품 전체의 분위기랑은 약간 어울리지 않은 개그스러운 그림체가 섞여 나올 때가 있다. 하지만 이후로는 깔끔하고 담백한 그림체로 아련한 느낌, 서늘한 느낌을 잘 살렸다. 내용은 추리, 스릴러, 미스터리 등으로 나와 있다. 마사토끼 작가답게 그런 요소도 물론 있지만 작품을 다 보고 나선 이건 본질적으로 로맨스 만화라고 느껴졌다. 어렸을 때부터 로맨틱이라는 감성은 내겐 이해 불가능한 영역이었다. 어느 미디어든 사랑 이야기가 안 끼는 곳이 없고 난 그런 부분은 그런..

보다 2023.10.06

인터넷우체국 내용증명 출력 오류

문제 예전에 보낸 내용증명을 참고할 일이 있어서 인터넷우체국 사이트에 들어갔다. "나의 내용증명" 메뉴에서 "출력가능" 버튼을 눌렀지만 beep음과 함께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재차 눌렀지만 이제 beep음도 나지 않았다. 출력 프로그램은 이미 설치한 상태다. 왼쪽의 접수번호를 누르자 일괄출력이 가능한 메뉴가 있다. 하지만 일괄출력에서는 아래와 같은 오류가 발생한다. 해결방법 어떻게 알아냈는지는 생략하고, Visual Studio 2015용 Visual C++ 재배포 가능 패키지를 설치하면 된다. x86과 x64를 고를 수 있게 되어 있는데 내 경우 x86을 설치하자 해결되었다. 이제 내용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지만 메뉴가 다 깨진다. 역시 악성 프로그램은 하나만 하지 않는다. 두 번째 버튼이 인쇄로 보..

쓰다 2023.09.19

여행 지도

2023. 9. 3. LA 여행 계획을 짜러 본가에 왔다. 부모님은 아마 우리가 가면 다 좋다고 하실 테고 동생 의견이 있나 싶어서. 아버지도 동생도 오래 쉬는 것이 힘들어 입국일, 출국일을 제외하면 온전히 쓸 수 있는 날이 4일밖에 없다. 따라서 2박 3일 투어를 가면 자유여행을 하루밖에 못 할 것이고 디즈니랜드를 코스에서 빼야 한다. 그러다 1박 3일짜리(12시 넘어 끝나는 투어, 그냥 밤늦게 끝나는 1박 2일 투어라고 보면 된다) 투어를 발견했다. 많이 피곤할 수도 있겠지만 이걸 고르고 디즈니랜드도 일정에 넣었다. 왜 가족과 하는 여행은 늘 이렇게 빡빡할까. 나는 한 곳에 여러 번 갈 수도 있지만 부모님은 그 여행지에 가는 것이 마지막이 될 확률이 높으니 최대한 알차게 여기저기 데려다 드리고 싶은 ..

쓰다 2023.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