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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세월호, 일베

최근 고민이 많다. 대학교 4학년생이면 그럴 시기다. 진로 문제로 말이다. 보통은 UMC의 가사처럼 '4학년 1년 내내 커피를 들고 연봉 비교만 하는 속물'이 되어야 할 터인데 난 정작 별로 가고 싶은 곳이 없다. 초등학교 때부터 목표를 잡고 결국 컴퓨터공학과를 왔건만 막상 여기에서 갈피를 못 잡고 있다.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살겠다며 달려왔는데 사실은 하고 싶은 것을 모르고 있단 걸 깨달았다. 그러니 어느 대기업 인턴에 지원하려면 토익 스피킹이 필요하다느니, 어제 SSAT 시험을 봤는데 너도 빨리 준비하라느니 하는 소리에도 시큰둥하다. 한편 교수님들은 대학원을 오라고 권유하시는데 연구는 과연 나랑 맞는 일인지 모르겠다. 남들 자소서 한 장이라도 더 들이밀려 노력할 때 난 고민만 하고 있다. 갑을 관계,..

쓰다 2014.05.04

실치회 먹으러 간 당진 장고항, 왜목마을

실처럼 가느다란 물고기 실치는 3월 말부터 4월까지 회로 먹고 그 이후엔 뼈가 씹히거나 해서 뱅어포 등에 쓰인다고 한다. 새로운 음식 맛보기 좋아하는 나는 겸사겸사 부모님과 가족 여행을 떠났다. 곧 시험이지만 어쨌든 휴일은 휴일이니까. 내려가는 길은 그리 막히지 않았다. 항구도 한산했고 이따금 가족, 친척끼리 또는 어르신들 모임으로 온 분들이 왕왕 보였다. 음식점도 있고 끝에는 회 센터도 있었다. 아무 음식점이나 맛은 비슷할 테니 적당히 들어갔다. 양은 아주 푸짐했는데 갓 잡혀온 실치 맛 보라고 추가로 조금 더 주셨다. 성질이 급해서 잡히자마자 5분쯤 되면 죽어버린다고 한다. 밴댕이 못지않는 소갈딱지를 가진 놈이다. 맛은 무미(無味)에 가깝다. 입안에 새콤한 야채무침과 같이 넣고 씹다 보면 금새 목으로 ..

가다 2014.04.14

오사카 여행 3일차

아침은 게스트 하우스 근처 도시락 가게에서 사왔다. 전자레인지 어묵도 같이. 맛은 있었는데 한솥도시락 먹는 기분이었다. 아마 그런 느낌의 체인점인 듯. 밤에도 여기서 도시락을 사 먹었는데, 삼각김밥은 그냥 그랬다. 한 녀석이 닭튀김인줄 알고 뭘 집었다가 굴(カキ)튀김인 걸 알고 절규했다. 여행을 가려면 좋아하는 음식뿐 아니라 싫어하는 음식도 어느 정도는 읽을 줄 알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리노미야 역, 역사 박물관에 도착했다. 원래 USJ를 갈 예정이었지만 생각보다 어트렉션이 재미가 없다는 얘기에 어제 저녁에 계획을 급 수정, 오늘은 박물관 특집이다. 전통 유물과 디오라마 등이 전시되어 있다. 관심있는 사람들은 재밌다고 하던데 우린 그닥. 대신 애들 하라고 설치해놓은 퍼즐이나 맞추고 있다..

가다 2014.04.05

종교에 대한 경험과 생각들

초등학교 때 하교길에는 늘 검은 양복을 차려입고 학생들의 집전화번호를 따 가는 분들이 있었다. 그렇게 나는 집 근처에 있던 교회를 처음으로 나가게 되었고 결국 몇 달간 다니긴 한 것 같다. 내가 인간의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가장 처음이 초등학교 2학년 시절이었고 마침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외치는 기독교를 접하면서 신앙심을 가져 보려고 나름 노력도 해 보았다. 하지만 주말 아침 시간을 빼앗아가는 교회는 내게 너무 귀찮은 존재였고 결국 교회에 나가지 않겠다는 말을 전하는 난감한 역을 어머니께 맡긴 이후 연을 끊었다. 이제 와서 그 때를 떠올려 보면 참 순진했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어느 정도 자라 합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된 이후로, 나에게 있어 종교의 정의란 누군가에겐 '죽음이라는 공포를 잊을..

쓰다 2014.04.05

렌지짜장볶이

짜장 종류의 국물 없는 라면은 마지막에 냄비에서 소스와 함께 볶으면 국물이 졸면서 탱탱하고 소스도 잘 밴 맛있는 면이 된다. 하지만 컵라면은? 물이 어정쩡하게 면에 흡수돼 국물이 너무 많거나 면발의 쫄깃함이 부족한, 뭔가 모자란 맛을 내곤 한다. 어느날 군대에서 평소 냉동식품을 즐겨 먹던 한 동기가 PC방에서 알아왔는지 전자렌지로 짜장볶이를 조리하기 시작했는데... 오늘의 주인공이다. 오뚜기의 볶이 삼총사 일원이다. 원래는 저 콕콕콕콕으로 물을 버려야 하지만... 여기서는 뚜껑을 뜯어내고 든 소스를 몽땅 바닥에 깔리게 붓는다. 물은 눈금에서 검지손가락 한 마디 정도 아래까지 채운다. 전자렌지 3분. 나중엔 물이 끓는 게 보인다. 면이 아래는 익어 흐물흐물해지고 위는 아직 덜 익었을 것. 면을 뒤집고 소스..

먹다 2014.04.03

스키타이인 (The Scythian)

Superbrothers: Sword & Sworcery EP 플레이 영상 인트로용으로 그림. 평소엔 버스 안에서 아이폰으로 샥샥 그렸는데 이번엔 공을 좀 들였다. 그래도 그리면서 귀찮은 게 다 티 난다(...) 아래는 앱 아이콘이자 주인공의 게임 내 모습. 그리면서 다른 사람의 일러스트를 많이 참고했는데, 어떻게 저 도트에서 그렇게 아리따운 츠자가 그려지는지, 인간의 상상력은 위대하다. 모에화

그리다 2014.03.31

오사카 여행 2일차

이튿날이 되자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했다. 게스트 하우스의 비닐 우산 4개를 빌려 썼다. 그나저나 저 놈의 패션왕 포즈는 여행 내내 사진 찍으면서 본 것 같다. 조식은 근처의 카페에서 버터 바른 토스트와 스프, 홍차로 때웠다. 따뜻하고 달지 않은 두껍게 썬 토스트 그대로의 맛이었다. 스프는 묽은 호박죽같은 느낌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마. 특별히 맛있진 않았다. 그 유명한 카이유칸의 텐포잔 대관람차!! 는 우리가 갔을 땐 공사 중이었다. 여튼 한국에선 볼 수 없는 크고 아름다운 관람차다. 국내도입이 시급하다. 아침이고 날씨도 좋지 않아 전경이 멋대가리 없어보이지만 저녁에 불 들어오고 하면 꽤 멋진 걸로 알고 있다. 여튼 우리가 관심있는건 외부가 아닌 내부이다. 내가 코엑스, 부산에 있는 아쿠아리움을 ..

가다 2014.03.22

오사카 여행 1일차

평소에 덕력이 충만하던 친구 그룹과 갈 만한 해외여행지는 역시 일본일 것이다. 마침 방사능이니 뭐니 해서 엔화가 팍 떨어졌고 우리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계획을 짰다. 비행기를 예약한 후, 쇼핑을 포함한 여비로 인당 80만원 정도를 환전했는데 결론을 말하자면 20만원 좀 넘게 남았다. 설 연휴가 시작되는 전날, 인천공항 지하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었다. 너무 일찍 도착해서 수속이 시작되지 않은 채였다. 면세점을 여기저기 구경했지만 늘 그렇듯이 술 빼곤 별로 살 게 없었다. 가는 길에 술 사 봤자 뭐 하겠냐만은. 저가항공인 대신에 별 서비스가 없지만 짧은 비행이라 불편함 없이 갈 수 있었다. 피치항공은 간사이 제2공항으로 도착한다.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제1공항으로 향했다. 이쯤 되자 인터넷이 잡히기 시작..

가다 2014.03.16

크라프트코리아 S4 SILVER USB 3.0

원래 컴퓨터 케이스로 에스프레소를 썼다. 나름 싼 가격에 쓸만한 물건이었다. 하지만 책상을 바꾸고 나니 미들타워 정도의 케이스는 도저히 책상 아래 들어가지 않았고 난 통풍을 일부 포기하면서 케이스를 눕혀놓아야 했다. 그 위엔 서브우퍼가 올라갔고 말이다. 마침 이런저런 일이 있어서 부품을 바꾸기로 했다. 정든 레고르와 애자락 보드를 떠나보내고 i5&아수스로... 출혈이 컸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책상 아래 들어갈 만한 높이로 고르다 보니 자연스레 미니타워와 m-ATX로 눈이 돌아갔고 고른 케이스는 이거다. KRAFT KOREA S4 SILVER USB 3.0 (공홈 사진) 자세한 사진은 공식 홈페이지에 자세히 이 각도 저 각도 전부 나와 있으니까 그 쪽을 참고하면 되고. 여튼 조립에 들어갔다. 반드시,..

갖다 2014.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