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다

가격 파괴 옛날 중국집 - 만수동 태화각

juo 2014. 12. 4. 02:00

평소 질보단 양을 추구하는 친구가 인천 만수동에 태화각이라는 대박 중국집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보았다. 같은 인천이라도 꽤 멀기 때문에 일부러 차를 타고 왔는데 도중에 접촉사고가 나서 늦은 점심을 먹게 되었다. 골목이라 좀 떨어진 곳에 차를 세웠다.



셔터가 약간 내려가 있어 오늘 영업 안 하는 줄 알았다. 입구부터 완전 옛날풍이다.



내부도 마찬가지. 주인어르신 연세가 꽤 되어 그런지 가게 내부에는 별 신경을 쓰지 않는 듯 했다. 테이블이 끈적하다. 깔끔하고 위생적인 곳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기겁을 할 듯. 수저와 단무지 등이 셀프라 들어서 퍼 가려 하는데, 방침이 바뀐 건지 한가해서 그런 건지 자기가 가져다 주겠다고 하신다. 무심한 척 친절하시다.


간만에 낮술을 할까 했으나 술은 판매하지 않는다고 한다. 아쉽다. 볶음밥은 지금 안 된다고 하여 탕수육과 짜장면 짬뽕 하나씩을 시켰다. 주문할 땐 주방으로 통하는 작은 창문(?) 너머로 한다.



탕수육이다. 양이 꽤 된다. 케쳡으로 맛을 냈는지 소스에 붉은 빛이 도는게 특징이고 맛은 괜찮은 편이었다. 고기 굵기도 적당하면서 부드럽게 씹힌다. 놀랍게도 여긴 탕수육을 시키면 짜장면 한 그릇이 딸려 나온다. 그러니까 우린 결국 탕수육 + 짜장면 2 + 짬뽕을 먹게 된 셈.



이거 곱배기로 시킨 거 아닌가라는 말이 튀어나오는 양. 저 꽉 채워나오는 국물과 야채. 평범하게 맛있다. 면발은 쿨하게 주방에서 잘려 나오고 짬뽕은 국자로 대충 퍼담다 넘친 듯 그릇 가장자리에 국물이 묻어 있다. 섬세함이 부족하지만 그런 면이 더욱 옛날 중국집스럽다.



그렇게 네 명이서 배불리 먹고 계산하고 나왔다.


"야 얼마 나왔어?"

"15000원"

"???"


순간 잘못 들은 줄 알았다. 그렇다. 이 곳의 최고 강점은 바로 가격이었던 것이다. 가난한 영혼들은 한 번 방문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