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다

통삼겹살 구이

juo 2024. 2. 18. 20:47

새 집으로 이사 오고 나선 평일 아침, 점심은 회사에서 먹고 저녁은 약속이 없으면 집에서 먹고 있다. 이번엔 뭘 할까 하다 전에 커뮤니티에서 본 레시피를 시도해 봤다. “통삼겹살”이라는 적당한 이름으로 저장되어 있었다. 친구들은 다들 “통삼겹 스테이크”라고 하던데 유명한 요리인가 보다.

간단히 주요 부분만 써 보자면, 삼겹살에 간을 해 120도의 오븐에 2.5시간 굽고, 기름에 비계 부분을 튀기는 것이다. 말은 간단하지만 많은 시간이 든다. 재택근무를 한 김에 시도해 봤다.

가니쉬로는 양송이, 파채, 시금치 볶음, 먹다 남은 파프리카, 구운 파인애플을 곁들였다. 먹다 남은 식재료 중 어울릴만한 것을 전부 가져온 것이다.

완성되어 접시에 담아 놓자 비주얼이 너무 훌륭했다. 이런 요리에 술을 곁들이지 않을 수 없다. 어제부터 냉장고에서 꺼내 적절한 온도가 된 샤또 몽페라 2018을 땄다. 향은 좀 부족하지만 달지 않고 적절히 밸런스가 잡힌 맛이었다.

주방은 기름범벅이 되었고 도중에 두 번이나 연기 센서로 가스불이 꺼졌지만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다. 독일에서 먹었던 슈바인스학세가 생각나는 바삭함과 부드러움이었다. “이건 미쳤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이번 주 친구들 집들이 때 할까 했으나 3시간이나 걸려서 이걸 5인분이나 준비할 엄두는 나지 않는다. 언젠가 가족들 올 때나 생각해 봐야겠다.

이것만으로 와인 한 병을 비우긴 양이 적어 치즈 플래터를 하나 주문해 넷플릭스 고양이 영상을 보면서 끝내버렸다. 이런 게 인생의 즐거움이지. 내일이 휴일이면 완벽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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