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다

아크릴 무드등 DIY 키트

juo 2022. 12. 22. 00:50

 

회사 연말파티 때 받은 아크릴 무드등 DIY 키트다. 도안 디자인용 네임펜과 실제 그리는 데 사용할 흰색 불투명 네임펜이 들어 있다. 디자인은 영 자신이 없는데 여기다 뭘 그려야 할지.

머글처럼 보이는 디자인은 생각나는 게 없어 캐릭터를 그리기로 했다. 요즈음 가끔씩 라디오삼아 시청하고 있는 버튜버 사사_44님을 그렸다. 왼쪽이 비어서 적당히 소주를 추가했고 테두리가 허전하길래 나중에 달 모양도 그려 넣었다. 역시 토끼 하면 달이니까.

보호 필름 위에 연습해 보았다. 촉이 굵기도 하고 보풀도 좀 있는지라 예쁘게 나오진 않는다. 촉을 칼로 비스듬히 자를까 생각해봤는데 사실 원래 들어 있던 펜을 이미 하나 해 먹고 새로 샀기 때문에 모험은 하지 않기로 했다. 펜 값보다 배송비가 더 나왔다.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해 본다. 터치 인식이 되지 않게 설정해 놓고 아크릴을 테이프로 고정해 주었다. 사진상으론 아이패드가 지저분해 보이는데 실제로 지저분한 게 맞다.

대고 그려도 아크릴 두께가 있기 때문에 쉽지 않다. 마음을 절반쯤 내려놓은 채로 다 그리긴 했다. 그런데 오른쪽에는 왜 금이 세 곳이나 가 있는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망한 것 같다.

완성은 했으니 점등을 해 봤다. 펜자국이 얼룩덜룩하다.

뒤집으니 좀 깔끔하게 보인다. 이게 정위치인 듯하다. 설명서에 이런 내용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있었나? 처음 받자마자 대충 읽고 재활용 쓰레기로 분리배출했기 때문에 알 수 없다. 그믐달이 초승달이 된 건 좋지만 글자도 뒤집혀 버렸다.

알콜스왑으로 지우고 좌우를 반전시켜 다시 써 주었다. 술 마실 때 켜놓으면 더 맛있으려나.

재미있는 경험이었지만 역시 나 같은 일반인이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들기는 힘들 것 같다.

무드등은 망했으니 도안에 색이라도 칠해 봤다. 44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