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

필충만 PD의 멋진 졸업

juo 2024. 3. 18. 21:01

2024. 3. 8.

세아스토리의 필충만 PD가 졸업한다는 소식을 화요일에 전해 들었다.

사실 마크 3 졸업 즈음부터 현생이 바빠진 것도 있고 이사로 출퇴근 패턴이 바뀐 것도 있고 해서 버튜버 일체를 잘 챙겨보지 못했고 가끔 편집본 위주로 보는 게 전부였다.

그럼에도 충만의 졸업은 약간 충격이었다. 마크 3가 졸업할 땐 많이 아쉽긴 해도 ‘언젠가 와야 할 일이 왔구나.’라는 생각이었다면 충만은 왠지 세아스토리가 끝날 때까지 있을 줄 알았는데. 현재 인원으로 세아스토리는 계속될 것이고 나름의 재미가 있겠지만, 나를 인방에 입문시켰던 내가 좋아했던 세아스토리는 이제 과거로 사라졌구나 싶었다.

오랜만에 세아스토리 본방, 그리고 이제 전업 스트리머가 된 응과장 개인 방송까지 끝까지 시청했다. 인벤 기자 시절부터, 스마게에서 진행한 프로젝트를 보여주는데 직장인으로서 배우고 싶은 점이 많았다.

나 같은 일개 개발자는 방송인과는 당연히 다르겠지만 그래도 겉으로 드러나는 업적은 없는 게 사실이다. 같은 톱니바퀴라도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과 저 안쪽 제자리에서 묵묵히 도는 부분이 있는 거겠지만 그래도 뭔가 멋진 일을 했으면 싶었는데.

그리고 부러웠던 것은 주위에 (좋은 의미로) 미친 사람들이 많다는 거다. 결국 끼리끼리 모이는 거겠지만, 내 주위에는 나랑 비슷하게 비교적 조용한 사람들뿐이니까. 나쁜 건 아니지만 가끔 내 주위에 이런 미친 사람이 하나쯤 있으면 좀 더 삶이 역동적이었지 않았을까 싶다. 난 스스로 미친 짓을 하진 않지만 남이 미친짓을 하자고 하면 거드는 타입의 인간이니까.

안정적인 직장을 마다하고 하고 싶은 일을 위해 퇴사라니, 다들 선뜻 실행에 옮기진 못하지만 모든 직장인들의 꿈 아닐까? 그래서 퇴사자는 이렇게 멋져 보이나 보다. 나같은 범인은 그저 ‘내가 뭔가 하고 싶은 일이 있었을 텐데’ 생각만 하다 사업부가 망할 때까지 다니곤 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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