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다 73

코로나 이후 첫 일본 여행: 쿠사츠

2023. 3. 20. 자기 전에 선언한 대로 동생이 아침 온천을 즐기고 돌아와 깨우기 전까지 잤다. 일어나자마자 식당으로 비척비척 걸어갔다. 오카유/밥 중에 뭘 먹을 것인지 고르라길래 동생은 밥, 나는 오카유가 뭔지 몰라 선택해 봤는데 죽이었다. 이제 나이가 들어 소화도 잘 안 되므로 죽도 나쁘지 않다. 일본식 한 상차림이 나왔고 모든 반찬을 조금씩만 먹었다. 일본식 반찬은 의외로 우리 입맛에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한국에 들어오는 것은 한국인 입맛에 맞는 것만 들어오는 것일 테지. 낫토에 동봉된 간장이 맛있었던 게 기억난다. 식사가 끝나자마자 공용 욕탕으로 갔다. 하루가 지나면 남녀 탕이 바뀐다. 내부가 좀 다를까 기대했지만 거의 비슷했다. 그래도 사람 없이 아침의 온천을 한껏 만끽할 수 있었다. ..

가다 2023.04.05

코로나 이후 첫 일본 여행: 카루이자와 거리, 토키노니와 료칸

2023. 3. 19. 이른 체크아웃 후 호텔에서 자전거를 빌려 우선 역 앞의 버스 터미널로 갔다. 2번 터미널에서 쿠사츠까지 가는 버스 시간표를 확인해 보니 13시 40분에 급행이 있어 이걸 타기로 했다. 약간은 이국적이면서 한적한 마을을 배경으로 자전거를 타니 기분은 좋았지만 쌀쌀했다. 날씨도 자전거를 탈 것도 알았지만 장갑을 가져올 생각은 둘 다 하지 않았다. 나무가 울창한 좁은 도로를 따라 도착한 쿠모바이케는 겨울이라 그런지 풍경이 썩 아름답진 않았다. 작년 말에 구입한 선글라스를 여행 중 처음으로 써 봤는데, 눈부심은 줄었지만 선명한 색채를 느낄 수 없어 이내 보통 안경으로 돌아왔다. 사진을 찍힐 때는 좋을 것 같지만 찍는 입장에서는 영 아니었다. 카루이자와 거리의 관광지도 몇 개 찍어놓긴 했지..

가다 2023.04.03

코로나 이후 첫 일본 여행: 공항에서 카루이자와로

2023. 3. 18. 코로나 이후로 처음 떠나는 해외여행이다. 느지막이 일어나 캐리어에 짐을 마저 싸고 동생과 택시를 타고 김포공항으로 향했다. 김포공항 국제선은 처음인데, 인천공항보다 한산해서 오히려 좋았다. 출출해서 간식으로 떡볶이를 사러 갔는데 일본어 안내가 잘 되어 있었다. 떡볶이는 단 맛이 좀 부족했다. 동생은 조 말론 면세점에서 향수를 이것저것 시향했다. 옛날에 친구들과 터키/스위스 여행을 갔다 오면서 하나 선물해 줬는데 그 이후로 이 브랜드 제품을 애용하는 모양이다. 두 개를 사면 한정판 미니어처 향수를 하나 준다는 말에 나도 하나 고르라고 강요받았다. 직원이 남자에게 어울리는 향을 추천해 주셨지만 나는 그 옆의 달콤한 페오니 & 블러시 스웨이드가 더 마음에 들어 그걸로 골랐다. 이렇게 첫..

가다 2023.04.02

사람 없는 틈을 타서 간 영월 여행

회사에 앉아서 일하다 갑자기 현자타임이 와서, 현재 회사 때려치고 PS VR로 노는 친구 하나를 불러서 짧게 여행을 가기로 했다.주말에 가면 사람이 많을 것 같기도 했고, 토요일은 나도 치과 및 스터디로 일정이 있어서 월요일 하루 휴가를 냈다.(모두 치아 건강은 미리미리 챙기고 스케일링은 1년에 두 번씩 꼬박꼬박 받자) 짧은 고민 끝에 영월 인근을 대충 돌아다니기로 정했는데 이유는 딱히 없다. 우선 선암마을로 와서 한반도 지형을 볼 수 있는 전망대에 올랐다.꽤 하이킹을 해야 했고, 집/회사에서 하루종일 앉아있는 생활을 하려다 운동을 하려니 힘들었다. 이 풍경을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본 것 같은데, 실제로 본 건 처음이다. 점심을 먹기 위해 시내로 왔다. 멋들어진 영월역의 모습. 다슬기 향촌(성호식당)이라는..

가다 2017.06.04

때늦은 여름휴가로 혼자 홍콩, 마카오 다녀온 사진

때는 2016년 10월, 늦은 여름휴가를 쓰고 집에서 뒹굴거린지 이틀째 되던 날.갑자기 심심해져서 비행기표를 끊고 다음날 홀로 홍콩으로 떠나게 되었다. 비수기라 비싸진 않았던 것 같다. 물론 완전 즉흥적인 여행이라 사전조사 따위는 하다 말았고 갈 만한 곳은 그때그때 핸드폰 검색으로 해결했다. 카톡으로 이 사진을 찍어 친구들에게 보내주니 돌아오는 답변이 "언제 홍콩 가?"그래, 이 날 홍콩 갔단다. IFC몰 푸드코트. 먹음직스러운 게 많았지만 혼자라서 눈요기만 했다. 정해진 코스에 따라 시내를 돌아보며 음성 가이드를 들을 수 있는 데다 교통수단으로도 사용가능한 빅 버스 투어. 탑승권이 24시간 48시간 이렇게 있었는데, 24시간짜리 끊으려 하니 홍콩에 며칠 있을거냐 물어보곤 무료로 48시간짜리로 업그레이드..

가다 2016.12.25

고양이 카페, 신촌 고양이다락방

예전부터 고양이를 키우고는 싶지만 얹혀 사는 처지에 털뭉치 식솔을 들이기가 힘든 상황이었다. 야동(야옹이동영상)과 야사(야옹이사진)으로 만족하다 한 주말, 아는 사람들을 꼬셔 신촌에 놀러갈 겸 고양이 카페를 다녀왔다. 신촌 고양이다락방 이라는 곳. 집 근처에도 지점이 하나 있긴 한데, 이 쪽엔 같이 갈 사람이 없어 서울까지 먼 길 떠나야 했다. 카카오프랜즈샵에서 괜찮은 굿즈를 건진 건 좋았다...만 동생이 개강과 함께 가지고 내려갈 듯 하다. 파우치는 에코백 손잡이에 걸 수도 있고 뒷면에 카드 넣는 공간도 있고 보들보들해서 좋았다. 동생이 가지고 갈 거지만... 여튼! 고양이다락방 입구에 들어서자 진한 냄새가 나길래 고양이를 실제로 가까이서 거의 보지 못한 나는 고양이 냄새인가 했는데 사람들 발냄새였다...

가다 2016.08.28

코엑스 라면박람회 2016 후기

라면박람회라는 게 있다는 걸 알고 하루 쉴 겸 금요일 휴가를 내서 다녀왔다.일반 관람료는 5000원이지만 사전예약을 하면 무료. 할 일 없는 친구 둘이 따라왔는데 얘네들은 등록기간을 놓쳐서 5000원씩 내고 입장했다. 금요일 오후 2시쯤, 평일이라 사람이 없을 것 같아 일부러 이 날 간 건데 오산이었다.학생들이 많았는데, 관람하고 오면 현장학습으로 인정되어서 가산점이라도 주나? 사전등록이라고 특별히 빨리 들어갈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워낙 여기나 저기나 사람이 많아서. 대기업 부스에는 당연히 사람이 많았다.지나가다가 대기시간 1시간 어쩌고 하는 소리가 들려서 뭐지 이 미친 대기시간은 하고 돌아보니 이 줄이었다. 팔도에서 돌림판 이벤트로 자잘한 선물을 주고 있었는데, 새치기가 워낙 많아서 그런지 마이크 들..

가다 2016.06.04

2016 홋카이도 여행 3 - 오타루 료칸과 마지막 날

이번 료칸은 오타루로 잡았다. 오타루가 온천으로 유명한 지역은 아니지만 그냥 따슨 물에 푹 담그러 가는 거지 효능이라든지 보고 가는 게 아니라서. 후루카와(ふる川)라고 하는 곳인데 노보리베츠에도 같은 이름의 료칸이 있는 걸로 보아 체인점같다. 홋카이도는 이번 여행을 마지막으로 다시 오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다른 사람이 찍어놓은 노보리베츠 후루카와 사진을 보니 이 곳도 함 가보고 싶긴 하다. 어쨌든 오타루 후루카와 내부. 깔끔한 다다미방이다. 다과로 만쥬가 제공됨. 너무 달지 않아 팥을 별로 안 먹는 나도 그럭저럭 입에 맞았는데 배가 불러서 한 입만 베어먹었다가 체크아웃할 때 까먹고 놓고 나왔다. 옆으로 나 있는 창문을 열면 운하가 바로 눈에 들어오는 전망 좋은 방이었는데 사실 방 안에서 바깥 경치 구경..

가다 2016.03.25

2016 홋카이도 여행 3 - 오타루

하코다테에서 출발해 삿포로를 거쳐 오타루로 향했다. 이제 삿포로 역이 우리집 앞 역처럼 익숙하다. 여행 코스가 이 모양이 된 건 전에 못 가본 곳을 모두 가 보려니 이렇게 된 것. 아침은 오늘도 에끼벤으로 때웠다. 역시 짜다. 슈퍼에서 저 이카메시(오징어) 포장판매하는 것을 보고 무슨 맛일지 궁금했는데, 도시락의 한계인가 좀 퍽퍽했고 짰다. 이카(오징어) + 메시(밥)이라는 이름처럼 안에는 쌀이 가득 들어있다. 눈사람으로 오뚜기를 만들고 있는 아저씨. 이미 마무리 단계였고, 다음날 가 보니 완성되어 있었다. 오타루엔 おたる政寿司 이라는 초밥집이 유명하다는데, 생각대로 자리가 없었다. 맛집 찾아가는 데 의미를 둔 건 아니라서 대충 근처 八田寿司로 들어갔다. 약 8명쯤 앉을 수 있는 다찌가 있고 별도 테이블..

가다 2016.03.23

2016 홋카이도 여행 2 - 하코다테 밤

이동 중에 본 고양이. 눈이 많이 내려서 고생을 많이 했는지 야생미가 느껴진다(...) 그 와중에 따뜻한 곳, 눈이 녹은 곳은 귀신같이 찾아 몰려있다. 그 유명한 럭키 삐에로 햄버거집. 체인점이라 여기저기 있다. 배는 별로 안 고팠지만 밥 먹을 때가 되어서 들어갔다. 일단 거대해서 포크랑 나이프로 썰어먹어야 할 듯한 비주얼인데 앞접시조차 주지 않는다. 맛은 괜찮았으나 먹기 많이 힘들었다. 특히 아래는 가라아게 조각이 네 개가 들어가있어서 더욱... 가네모리 아카렌가 창고까지 이동했다. 별 건 없고 해안가 쪽에 늘어서 있는 창고 건물들이 지금은 이런저건 물건들을 파는 가게가 되어 있다. 건물 사이에는 운하가 흐르고 있고, 상점가를 천천히 구경하기 좋은 곳이다. 이런저런 먹을 거리를 파는 대형 슈퍼도 있고,..

가다 2016.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