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70

역시 서울은 다르다

2022. 5. 29. 새벽 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한 탓인지 오늘은 1시가 넘어서야 일어났다. 금요일 밤에 오랜만에 게임을 켰는데 너무 피곤해 도중에 기절한 이후 11시간을 잔 반작용인가보다. 오늘 밤에는 제시간에 잘 수 있을지 걱정된다. 미용실에 들러 리프컷이란 것을 하려고 했는데 “손님은 머리가 너무 찰랑찰랑거려서 커트만으론 스타일이 잘 안 나와요.”라는 말을 들었다. 뒷머리 길이도 약간 짧다고 해서 오늘은 다듬기만 하고 한두 달 머리를 더 기르고 오기로 했다. 여자였다면 직모가 장점이 될 수도 있었을 텐데. 예전에 추천받은 카페로 갔지만 일요일에는 영업을 하지 않는 것 같다. 일요일에 닫는 카페라니, 역시 서울은 다르다. 발길을 돌려 평소에 가던 카페로 갔는데 여기는 또 사람들이 꽉 차 있었다. ..

쓰다 2022.05.30

쀼밴드 합주 재개

2022. 5. 22. 코로나 확산세가 심해지고 각자의 일이 바빠진 이후로 무기한 중단되었던 쀼밴드 합주를 재개했다. 오늘은 기타의 J와 베이스의 J`, 키보드의 나 세 명이 모였다. J`는 첫 참여다. 한 주 미뤄졌지만 우리가 하는 일이 늘 그렇듯 딱히 연습을 더 하진 않았다. 오늘의 전체적인 일정은 아래와 같다. 짐을 강남의 자취방에 되돌려 놓는다. 합주에 필요한 물건을 챙겨서 홍대로 간다. 점심식사 후 합주. 본가로 돌아가 어머니 생신 축하를 해 드린다. 다시 자취방으로 올라간다. 어제 미리 서울로 올라가지 못한 탓에 하루에 인천과 서울을 두 번 왕복하게 되었다. 우선 본가 창고에 있던 키캡, 가져왔던 짐과 보드게임, 아버지께 물려받은 등산용품, 다음달 풀빌라에 놀러갈 때 필요한 옷 등을 모두 챙겼..

쓰다 2022.05.29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보낸 휴가

2022. 5. 17. 오피스텔 가구 하자 보수 팀이 방문하기로 한 날이다. 하지만 방문 시간은 모른다고 해서 쉴 겸 아예 하루 휴가를 냈다. 완공된 지 1년도 넘었는데 이제야 보수를 하러 온다는 점이 불만스러웠지만, 얼마 전 친구가 입주한 아파트는 돈으로 보상해주는 것만도 완공으로부터 9년이 걸렸다고 한다. 대체 건설업계는 뭐가 문제인 걸까. 휴가를 냈어도 왠지 일하는 날과 분위기가 다를 게 없어 별로 쉰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긴 재택 근무 기간의 부작용일지도 모른다. 모니터를 쳐다보고 있으면 정말로 일하는 기분이 날 것 같아 책상에 앉아서 작은 핸드폰 화면으로 인터넷만 했다. 점심엔 밥 짓는 것조차 귀찮아서 오랜만에 라면으로 때웠다. 그때까지 보수 팀이 오지 않아 오후에 예정되어 있던 당근마켓 거..

쓰다 2022.05.19

처음으로 혼자 등산한 날

2022. 5. 15. 원래 오늘은 3인이서 합주를 할 예정이었지만 J의 사정으로 다음 주로 미뤄졌다. 합주도 오랜만인데다 서울로 이사오고 나선 시간상 피아노 학원도 다니지 못하고 있어 제대로 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미뤄져서 오히려 연습할 시간을 벌었다. 그렇게 일요일 시간이 빈 김에 등산을 가기로 했다. 링피트 1회차 클리어 이후 전혀 운동을 하고 있지 않아 몸을 좀 움직여야겠다는 의무감이 슬슬 들기도 했고 전에 산 예쁜 등산화도 다시 신어보고 싶었다. 갑자기 정한 거라 친구들은 굳이 부르지 않았다. 옛날엔 당일 약속을 잡고 모여서 영화를 보거나 술을 먹거나 찜질방을 가기도 했었는데 그럴 수 있는 것도 다들 가까이 살고 시간도 많은 학생 때 뿐이겠지. 아침은 시리얼에 건조 딸기를 넣어 간단히 먹고 회..

쓰다 2022.05.17

망한 어버이날

2022. 5. 8. 어제 S와 보드게임페스타에 놀러가서 스스로에게 줄 어린이날 선물을 잔뜩 샀다. 박스는 뜯지 못한 채 바로 아버지 회사로 가 새 컴퓨터를 조립해 드렸다. 저녁에 하루 이른 어버이날 축하 파티를 하고 오늘 점심쯤 서울로 돌아와 쉬면서 개인적으로 쌓인 일을 처리할 생각이었으나, 동생이 친구들과 놀다 새벽에 들어온다고 해서 파티는 오늘 하는 걸로 되었다. 어떻게 매주 토요일마다 저렇게 놀 수 있는지 부럽기도 하다. 부모님은 일요일마다 친구분들과 밭일을 하고 저녁까지 놀다 들어오시기 때문에 어버이날 축하는 밤에나 가능할 것 같았다. 일년에 한 번 있는 어버이날이니 나도 귀가 시간을 늦추고 며칠간 잠을 줄이기로 했다. 오늘 아침에 아버지 회사 컴퓨터의 마무리 설정을 했다. 본가로 먼저 가 있을..

쓰다 2022.05.10

소개팅 잡힘당함

2022. 5. 1. 오늘 일찍 일어났다면 등산을 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주중에 새벽까지 일한 때문인지 좀처럼 일어날 수가 없었다. 어머니께 9:30에 전화가 왔지만 갈라지는 내 목소리를 들으시더니 더 자라는 말을 끝으로 통화가 끝났다. “더 이상 잘 수 없을 때까지 자는 것이 적정 수면 시간이다”라는 언젠가 봤던 말을 충실히 따라 12시가 넘어서 일어났지만 별로 개운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입안 구석구석이 헐어 아픈 게 느껴졌다. 등산을 포기하더라도 할 일은 많다. 주중에는 좀처럼 시간을 길게 낼 수 없으니까 주말을 충실하게 보내야 한다. 우선 오징어덮밥으로 식사를 때우고 간당간당한 야채를 손질해 얼렸다. 그리고 아버지 공장에 새로 들여놓을 컴퓨터를 만들어야 했다. 지금 쓰는 컴퓨터의 상태가 좋지 않은..

쓰다 2022.05.09

레고랜드, 아이들을 위한 테마파크

2022. 4. 25. 어제 호텔에서 유튜브를 보다 늦게 자서 간신히 시간에 맞춰 일어났다. 일찍 일어나는 일은 항상 힘들다. 개장 시간에 맞춰 레고랜드를 찾았는데 주차장에서부터 인파가 대단했다. 월요일에 휴가를 쓸 수 있는 행복한 사람이 우리 말고도 이렇게 많았던가. 리조트 성격상 어린이를 대동한 가족들이 많았고 남자 두 명이서 온 사람은 우리 말곤 거의 없는 듯했으나 언제나 그랬듯이 신경쓰지 않는다. 대학생 때부터 주장했듯 여자 둘이 놀러다닐 수 있는 곳은 남자 둘도 갈 수 있다. 예전에는 남자들끼리 카페, 양식당, 놀이공원, 여행을 가면 이상하게 보고 심지어 남자 본인들도 질색팔색을 하는 사회 분위기였다. 나는 자란 환경상 이성 친구가 없었고 사귈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그런 곳을 가려면 지루한 설득..

쓰다 2022.05.04

또다시, 가평 춘천 여행

저번 주 J 형으로부터 레고랜드 가개장 소식을 들었다. 지금 아니면 갈 일이 없을 것 같아 같이 가기로 했다. 원래는 형, 형의 동기, 그 남자친구도 같이 총 세 명이서 가기로 했는데, 내가 그 말을 듣자마자 예상했던 대로 두 명은 “사정이 있어” 따로 가게 된 모양이다. 개인적으론 커플들 사이에 끼는 일은 되도록이면 피하는 것이 평안한 삶을 위한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적을 법한 월요일에 휴가를 써서 레고랜드를 가고 오늘은 춘천 인근을 적당히 돌아다니기로 했다. 이곳은 동네 친구, 고등학생 때 친구, 탕진팸, 가족들끼리 한 번씩 가 본 적이 있다 보니 어지간한 관광지는 한 번씩 들러 봤다. 이번엔 새로운 곳을 가보고 싶어 피노키오와 다빈치, 쁘띠 프랑스라는 테마 파크를 목적지 삼았다. 이렇게 ..

쓰다 2022.05.02

티켓팅 성공으로 효도하려고 했는데

2022. 4. 14. 저번 주 어머니께 연락이 왔다. 이번 어버이날 선물은 임영웅 콘서트 예매로 퉁치자고. 어머니가 한참 빠져 계시는 트로트 가수다. 그전에는 조용필이었는데 요새 활동을 안 하는 모양이다. 표값은 선물 겸 내가 내겠다고 했지만 일단 성공만 하면 돈도 주시겠다고 한다. 그리고 첫 번째 시도는 실패였다. 애초에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 요새 어머니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가수인데다 나같이 부모님 대신 티케팅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겠는가. 게다가 마이너 아티스트의 티켓만 사 본 나는 처음 경험해 보는 메이저의 벽에 속수무책으로 가로막히고 말았다. 오늘 불법 예매 취소표가 풀린다는 소식이 있었다. 이번엔 친구들을 동원했고 나를 포함한 총 7명이 동시에 시도를 했다. 도와준 것은 고맙지만 사실 이들..

쓰다 2022.05.01

벚꽃 핀 홍대 거리를 걸으며

2022. 4. 9. 휴일이라 느즈막히 일어났다. 원래 친구들과 아침 일찍 관악산에 갈 예정이었지만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 취소했는데 결국 비는 오지 않은 모양이다. 해물순두부찌개를 처음으로 해 봤는데 역시 사먹는 것보다는 맛이 덜했다. 좀더 자극적으로 맵고 짜게 만들면 괜찮을 것 같기도 하다. 재미있게도 미국 출장 중 네이퍼빌에서 먹은 해물순두부가 아직도 내 기억 속 최고의 순두부찌개다. 역시 큰 뚝배기에 해물을 아끼지 말고 넣어야 하는 것인지. 기온을 확인해 보니 20도를 넘기고 있었다. 여름 옷을 꺼내고 겨울 옷은 집어넣거나 세탁을 맡겼다. 하는 김에 이불도 걷어낸 후 같이 세탁소로 들고 갔다. 코인 빨래방은 아직 한 번도 간 적이 없다. 이용 방법을 몰라 혼자 가기가 좀 망설여진다. 창문을 열자..

쓰다 2022.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