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다

시간 집약적 LA 여행 4일차

juo 2024. 1. 7. 23:07

투어 첫날. 새벽같이 일어나 체크아웃하면서 최소한의 물건을 제외한 짐을 호텔에 맡기고 투어 차량에 탑승했다.

과연 미국은 땅이 넓다. 관광지 한 곳 한 곳을 갈 때마다 차에서 몇 시간을 버텨야 한다. 끝없이 이어질 것만 같은 기차에 실린 컨테이너, 끝없이 이어질 것만 같은 물류 센터, 끝없이 이어질 것만 같은 풍력 발전기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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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저트 힐스 프리미엄 아웃렛에 들러 잠바와 옷을 샀다. 쇼핑을 좋아한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는지만 막상 하면 나름 재밌고 시간도 잘 간다. 부족한 건 돈이지. 옛날 오로라 아웃렛에 들렀을 때 시향해 본 이후로 늘 가지고 싶었던 코치 EDP도 구입했다.

이 아울렛에서 유일하게 먹을 만할 건 파이브 가이즈라는 리뷰를 봐서 생각 없이 그곳으로 향했다. 몇 년 전 출장지에서 선배들과 간 적이 있었는데, 맛이 없는 건 아니지만 딱히 기억에 남지는 않는다. 햄버거는 그런 음식이다.

다시 긴 시간을 차에서 풍력 발전기를 구경하며 보내다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에 내렸다. 이동 시간이 지루하긴 하지만 또 이걸 운전해 가라고 하면 피곤할 것 같다. 하늘을 향해 손을 벌린 듯한 나무, 해골 바위 등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모하비 사막은 그냥 “이런 곳이 있다” 수준으로 지나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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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지루한 시간 끝에 66번 도로를 지나 라스베이거스에 이르렀을 땐 이미 해가 져 있었다. 우리는 뉴욕뉴욕 호텔에서 내렸다. 다음날 새벽에 다시 나와야 하니 조금이라도 침대에서 쉬는 것이 좋지 않을까 판단했다. 호텔에 머무는 시간이 몇 시간이 안 되어 돈은 아깝지만. 방은 냉장고조차 없었지만 아래로 내려가면 정신없이 번쩍번쩍한 조명, 거대한 카지노와 넓고 복잡한 아케이드가 펼쳐졌다. 거대 자본의 힘에 압도당하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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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로 나가자 수많은 간판과 사람들 사이에서 “돈과 유흥의 도시”라는 느낌이 확 났다. 누가 코 베어갈 것 같이 무섭기도 하고 서울로 상경한 시골 사람의 심경이 느껴졌다. 나랑은 맞지 않는 분위기다. 똑같이 많은 인파라도 도쿄 쪽이 좀 더 편안하다.

찾아 놓은 식당이 위치한 벨라지오 호텔은 화려한 포토존과 천장의 유리 공예가 인상적이었다. Harvest 식당은 호텔과는 다르게 나름 차분한 분위기라 마음이 좀 편안해졌다. 밥값을 따져 보면 다시 마음이 불편해질까봐 애써 생각 않고 이것저것 시켜서 먹는데 맛이 괜찮았다. 운전할 필요가 없어 오랜만에 맥주도 마음껏 먹었다. 미국 식당에서는 디저트도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따뜻한 빵 같은 푸딩과 아이스크림, 시럽, 듣기엔 이상할 수도 있겠지만 잘게 썰어 익힌 베이컨 가니쉬가 잘 어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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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 나가자 벨라지오 호텔의 분수 쇼가 막 끝났다. 피곤해서 굳이 다음 쇼를 기다리진 않았고, 미라지 호텔의 화산과 스피어도 스킵했다. 대신 돌아오면서 코카콜라 샵과 타겟에서 물건을 사고, 뉴욕뉴욕 호텔의 롤러코스터 탑승 후 즉시 휴식을 취했다. 내일은 새벽에 나가야 하니까. 심지어 2시 반 픽업이랬는데 1시 45분으로 당겨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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