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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청소

2024. 1. 28. 어제저녁부터 시작한 신년회 겸 집들이가 끝났다. 밥 먹고 술 마시고 각종 보드게임을 한 후 유튜브를 보면서 기절했다. 9시에 일어나야 하는 사람이 있다길래 나도 시간 맞춰 일어나 모두를 깨웠다. 내가 집주인만 아니었으면 언제나처럼 제일 늦게 일어났을 거다. J는 출근을 해야 해서 먼저 나갔다. J의 생활을 통해 본 L사는 정말 블랙기업 그 자체다. 싱글일 때도 퇴사를 못 했는데 이젠 유부남인 데다 맞벌이도 아니니 평생 저기서 썩을 운명 같다. 일요일 이른 시간이라 배달 가능한 곳은 없었고, 집에 있던 식빵과 카이막, 꿀을 내 왔다. 터키산 카이막이라 그런지 한국산보다 좀 더 쫀쫀하고 우유 향이 많이 나 좋았다. S는 한국인이라 아침부터 빵을 먹지 않는다고 해서 냉장고에 있는 재료로..

쓰다 2024.02.23

통삼겹살 구이

새 집으로 이사 오고 나선 평일 아침, 점심은 회사에서 먹고 저녁은 약속이 없으면 집에서 먹고 있다. 이번엔 뭘 할까 하다 전에 커뮤니티에서 본 레시피를 시도해 봤다. “통삼겹살”이라는 적당한 이름으로 저장되어 있었다. 친구들은 다들 “통삼겹 스테이크”라고 하던데 유명한 요리인가 보다. 간단히 주요 부분만 써 보자면, 삼겹살에 간을 해 120도의 오븐에 2.5시간 굽고, 기름에 비계 부분을 튀기는 것이다. 말은 간단하지만 많은 시간이 든다. 재택근무를 한 김에 시도해 봤다. 가니쉬로는 양송이, 파채, 시금치 볶음, 먹다 남은 파프리카, 구운 파인애플을 곁들였다. 먹다 남은 식재료 중 어울릴만한 것을 전부 가져온 것이다. 완성되어 접시에 담아 놓자 비주얼이 너무 훌륭했다. 이런 요리에 술을 곁들이지 않을 ..

먹다 2024.02.18

전세 보증금 반환, 전입

2023. 11. 20. 2년 전 자취를 시작하려 강남 오피스텔에 전세방을 마련했을 무렵은 마침 전세 사기로 시끄러운 시기였다. 때문에 임대보증보험 가입이 의무화가 되었다. 당시는 2년짜리가 없었기 때문에 1년짜리로 가입했다. 임대인은 지방에 살면서 부동산에 오피스텔 운영에 관련한 사항을 대부분 맡겨놓은 상태라 딱히 연락할 일은 없었다. 신축이라 방에 문제도 별로 없었고. 그런데 1년이 좀 지나고 보증기간 만료가 되었다는 통지서가 왔다. 연장을 하지 않은 건가? 임대인에게 문자, 카카오톡, 전화로 연락해 봤으나 전화기가 꺼져있어 연락이 닿지 않았다. 싸한 느낌이 들었다. 뉴스에서나 보던 일이 설마 내게도 일어나는 것일까. 부동산에 물어보니 원래 연락이 잘 안 되는 바쁜 사람이라고 한다. 며칠 후 임대인은..

쓰다 2024.01.31

동아리 기 모임

2024. 1. 20. 대학 새내기 시절 어쩌다 보니 동아리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활동 자체가 별로 보람차거나 즐겁진 않았지만 그래도 친한 친구들은 남았고 아직까지 1년에 한두 번씩은 모이고 있다. 평소엔 대학가에서 모였지만 이제 그 근처에 사는 사람도 없고, 술집 찾기도 귀찮고 들어가면 시끄럽단 이유로 이번엔 부평의 파티룸에서 하게 되었다. 나도 본가로 와 하루 자고 늦은 점심부터 나갈 준비를 했다. 오랜만에 인천 버스를 타려니 쉽지 않았다. 버스가 두 대 동시에 왔는데, 내가 타야 하는 버스는 뒤의 것이라 적극적으로 잡지 않았다. 그러자 앞의 버스는 손님을 내려주느라 정차하고, 뒤의 버스는 급히 손을 드는 나를 보지 못했는지, 정류장을 쿨하게 지나쳐 가 버렸다. 잠시 벙쪄있다 다음 버스..

쓰다 2024.01.29

내 선물 고르기

2023. 1. 14. 어제 잘 타이밍을 놓쳐서 그런가 새벽에 자다 깨다를 반복 했다. 독일에서 사 온 멜라토닌을 먹었으면 좋았을 텐데, 잠들기 전에는 그날 잠을 깊게 잘지 아닐지 모른다는 게 문제다. 그럼 이 약은 대체 언제 먹어야 하는 거야? 일어나자 아무리 커튼을 쳐 놨다고 해도 방 안이 어둑어둑했다. 흐린 눈으로 핸드폰 화면을 보고 깜짝 놀랐다. 늦게 자긴 했는데 18시까지 잤다고? 정신을 차리고 화면을 다시 보니 13시였다. 비가 와서 평소보다 어두운 것이었다. 밖에서 밥을 먹고 카페에서 사진 정리를 할 생각으로 노트북을 들고 나왔으나, 식사를 마치니 배가 불러 필요한 물건만 구입해 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카페에서 식사까지 할 생각이 아니면 항상 이렇게 된다. 요새 카페에서 민폐를 끼치는 카공족..

쓰다 2024.01.20

시간 집약적 LA 여행 5일차

눈을 감은 지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일어나야 할 시간이 되었다. 분명 어제는 1시 45분 출발이라 했는데 일어나니 30분 호텔 도착 예정이라고 공지 카톡이 와 있었다. 부랴부랴 준비해 나갔다. 다른 분도 갑자기 당겨진 픽업 시간 때문인지 아직 준비를 못한 것 같았고, 여행사 측 사람은 카톡방에서 그분을 계속 몰아붙이고 있었다. 25분쯤 체크아웃하고 나와서 기다렸는데 차가 도착한 시간은 결국 45분이었다. 아버지가 "이럴 거면 말을 말지, 화장실도 못 갔는데."라고 한 마디 하셨는데, 여행사 측 사람이 "그럼 가세요."라고 하면서 언성이 약간 높아지는 걸 보고 미친 사람인가 싶었다. 안 그래도 피곤한데 짜증까지 났지만, 괜히 가이드 긁었다 여행 분위기 망치기 싫어서 참았다. 정작 가이드는 다른 분이..

가다 2024.01.10

긴 여행이 끝나고

2023. 10. 3. 길고 피곤했지만 알찬 여행이 끝났다. 오늘까지 휴가지만 푹 쉬진 못했다. 어제 잊어버리고 반납하지 못한 와이파이 도시락을 반납하러 가야 했고, 서울 오피스텔에서 일부 짐을 새 집으로 옮겨야 한다. 오후 느지막이 캐리어에 옷을 챙겨 나갔다. 지하철 역까지 가기 위해 버스를 탔는데 기사님이 원래 캐리어는 버스에 못 들고 탄다고 꼽을 주셨다. 여행 전에 본가 갈 때도 캐리어를 들고 탔는데 그새 뭔가 바뀐 건가? 아니면 크기 문제인가? 일단 태워주시긴 했는데 당황해서 무슨 카드로 요금 결제를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내릴 때 혹시 다른 카드를 태그 했다면 2회 최대 요금이 나갈 텐데, 피곤하기도 했고 신경 쓸 일도 많아서 순식간에 기분이 나빠졌다. 그냥 택시를 탔어야 했나, 택시는 차..

쓰다 2024.01.08

시간 집약적 LA 여행 4일차

투어 첫날. 새벽같이 일어나 체크아웃하면서 최소한의 물건을 제외한 짐을 호텔에 맡기고 투어 차량에 탑승했다. 과연 미국은 땅이 넓다. 관광지 한 곳 한 곳을 갈 때마다 차에서 몇 시간을 버텨야 한다. 끝없이 이어질 것만 같은 기차에 실린 컨테이너, 끝없이 이어질 것만 같은 물류 센터, 끝없이 이어질 것만 같은 풍력 발전기가 보였다. 데저트 힐스 프리미엄 아웃렛에 들러 잠바와 옷을 샀다. 쇼핑을 좋아한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는지만 막상 하면 나름 재밌고 시간도 잘 간다. 부족한 건 돈이지. 옛날 오로라 아웃렛에 들렀을 때 시향해 본 이후로 늘 가지고 싶었던 코치 EDP도 구입했다. 이 아울렛에서 유일하게 먹을 만할 건 파이브 가이즈라는 리뷰를 봐서 생각 없이 그곳으로 향했다. 몇 년 전 출장지에서 선배..

가다 2024.01.07

올해 마지막 출근

2023. 12. 20. 내일부터 J와 독일, 덴마크 여행을 가기 때문에 올해 마지막 출근일이다. 어제부터 내린 눈이 집 앞에 쌓여 있었고 걸을 때마다 기분 좋은 뽀득뽀득 소리가 났다. 출근하지 않고 눈오리나 만들고 싶었지만 어른답게 출근했다. 점심을 먹고 사무실 자리로 돌아와 집에서 가져온 탁상용 크리스마스 트리를 조립했다. 평소같았으면 집에 놓았을 테지만 크리스마스 때 집을 비우게 되었으니 사무실이라도 꾸며 놓자는 생각에서다. 몇 주 전부터 가져올까 생각했는데 계속 잊고 있었다. 퇴근하고도 떠나기 전에 할 일이 산더미다. 잔뜩 조달해 놓은 식재료 중 소비할 건 써 버리고 남은 것은 손질해 얼려야 한다. 냄비에 재료를 이것저것 집어넣고 내일 점심까지 먹을 달래된장국을 끓였다. 식사 후엔 감자와 당근을 ..

쓰다 2024.01.03

중국 Shizu Energy 컵라면

이번에 베이징 공항 면세점에서 사 온 라면이다. 패키지가 강렬하다. 당면에 플라스틱 포크, 그리고 스프 봉지가 무려 6종이 들어있다. 혹시 양을 조절하거나 취향 따라 취사선택해서 넣어야 하는 거 아닌가 생각했지만 그냥 다 집어넣으면 되는 것 같다. 실하게 들어 있는 건두부, 땅콩 건더기가 특징이다. 이대로 컵 바깥의 눈금까지 물을 붓고 4분 정도 기다린다. 맛은 최근 한국 편의점에서 종종 보이는 중국 마라맛 컵라면과 비슷하게 적절한 매운맛과 알싸한 맛이 있으며 아래로 갈수록 새콤한 맛이 강해진다. 그리고 중국 특유의 향신료 냄새가 좀 더 강하다. 즉 맛있다. 건두부가 많이 들어 마음에 들었고 국물 양이 꽤 되어 면을 다 먹고 따로 소면을 말아먹어도 좋다.

먹다 2024.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