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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회 일정 조율

2023. 12. 8. 모임이 많은 걸 보니 과연 연말이 왔나 보다. 평소 얼굴 볼 일이 잘 없는 친구들은 이럴 때라도 보게 된다. 연말이라도 일찍 퇴근하는 것은 아니니 보통 약속은 주말에 잡힌다. 올해 12월 주말은 5번 있고, 그중 2번은 여행 일정이 있다. 남은 3개의 주말로 모든 모임 일정을 잡기엔 무리라 신년회로 빠지는 모임도 몇 있다. 그 와중 동네 친구들(이제 몇 명은 흩어져 사니 동네 친구들이란 말은 어폐가 있다) 모임은 정말 오랜만에 11명이 모두 가능한 스케줄을 잡는 기염을 토했다. 기혼자도 있고 애 키우는 사람도 있고 나처럼 멀리 이사 간 사람도 있고 해서 이렇게 모인다는 게 놀랍다. 몇 년 전부터 이 인원으로 터키 투 고를 먹고 싶었다. 양이 너무 많아 어지간한 인원수로는 먹지 못하..

쓰다 2023.12.13

연남 펠른의 커피 페어링 코스

점심식사 후 우리 팀은 남은 회식비를 털기 위해 모였다. 원래 투표로 볼링장을 가기로 했었는데 대관료가 너무 비싸 다른 것을 알아보던 차였다. 내가 "커피 테이스팅 클래스 같은 걸 가자"고 제안했고 Y님이 펠롱 연남이란 곳을 물어오셨다. 테이스팅 클래스는 아니고 커피가 페어링 된 디저트 코스다. 커피도 안 마시는 인간이 이런 걸 제안하자 의아하게들 보셨지만 커피를 마시지 않기 때문에 알고 싶었던 거다. 제대로 된 곳에서 비교하며 마시면 커피의 매력을 알게 될까 하고. 비가 부슬부슬 오다말다 하는 흐린 날이었고 좀 더 분위기 있게 코스를 즐기게 되었다. 총 네 개의 페어가 제공되었고 커피는 두, 세 번째에 페어링 되었다. 각 음식마다 스토리를 준비해 주셔서 나도 의미부여를 하려 노력해 봤다. 첫 번째 커피..

먹다 2023.12.12

시간 집약적 LA 여행 3일차

아침부터 차를 몰고 애너하임의 디즈니랜드로 갔다. 어제 하루종일 시내운전만 하다 고속도로를 타니 마음이 좀 편했다. 출장이나 여행이 아니면 차를 몰 일이 없으니까 나는 만년 초보다. 디즈니랜드는 디즈니랜드 파크, 캘리포니아 어드벤처의 두 곳으로 나뉘어 있다. 나와 동생은 마블 캐릭터 쪽이 더 친숙해 캘리포니아 어드벤처만 돌기로 했다. 들어가자마자 각자 마음에 드는 미키 마우스 머리띠를 하나씩 사 썼다. 아버지는 이런 걸 왜 쓰냐는 눈치였지만 나와 동생의 텐션에 얌전히 하나 고르셨다. 앞사람이 first visitor 뱃지를 받길래 우리도 달라고 해서 각자 옷에 달았다. 이곳에서 즐긴 것은 섹션을 나누어서 정리해 보기로 한다. 공원 내부 볼거리의 실시간 정보는 대부분 디즈니랜드 앱에 업데이트되어 편하게 찾..

가다 2023.12.12

시간 집약적 LA 여행 2일차

시차 때문인지 한국에서보다 이른 시간에 상쾌하게 일어났다. 미국 시간이 체질에 맞는 걸까? 아침으로 카페에 가서 미국식 브런치를 즐겼다. 미국에 출장 중일 때 카페에서 휴일 아점으로 베리와 꿀이 올라간 와플을 먹는 것이 그렇게 좋았는데. 이번에는 République Café란 곳을 찾아가 와플, 프렌치토스트, 샐러드, 오믈렛을 시켜 먹었고 역시 성공적이었다. 인터넷으로 찾아본 주위 LA 관광지로는 파머스 마켓과 더 그로브가 있었다. 파머스 마켓은 별 감흥이 없었고, 더 그로브 쪽이 길거리를 예쁘게 꾸며놓아 돌아다닐 맛이 났다. 애플 스토어의 거울로 된 천장이 인상적이었다. 베니스 비치 근처의 회사 오피스 주차장에 차를 대 놓고 내부를 구경했다. 방문한 오피스는 시스템상으로 기록되어 도전과제 깨는 느낌도 ..

가다 2023.11.23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호텔놀이

2023. 11. 11. 대한항공 마일리지가 만료된다는 메일이 왔다. 팬데믹 동안 연장해 주던 것도 이제 끝인가 보다. 솔직히 비행기 값이 한 두 푼도 아니고 의미 있을 만큼 마일리지를 모으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만료되는 건 너무하지 않나 싶다. 4만 마일이 좀 넘게 있었고 이 정도면 동남아까진 다녀올 수 있을 테지만, 휴가 쓸 시간이 안 되어 그냥 호텔놀이로 소진하기로 했다. 주말 제일 싼 방으로 3인이서 묵으면 대충 가격이 맞을 것 같아 Y와 J를 초대했다. S와 T는 어차피 못 간다고 할 게 뻔하니까. 그런데 막상 예약하려고 보니 딱 3마일이 부족했다. 어떻게 돈을 써서라도 채울 수 없나 방법을 찾아보니 네이버 포인트를 10마일 단위로 전환할 수 있었다. 열심히 밀린 리뷰를 작성해 예약을 완료했..

가다 2023.11.21

시간 집약적 LA 여행 1일차

자그마치 몇 달 전부터 계획했던 가족 LA 여행 출발일이다. 원래는 아버지 환갑 기념으로 갈 예정이었지만 코로나로 무산된 바 있다. 휴가가 별로 없는 동생, 자영업자라 오래 쉬기 어려운 아버지의 의견을 수렴해 딱 1주일만 계획을 잡았다. 미국은 여행이 힘든 나라니 부모님이 더 나이 드시면 못 갈 것 같아 필수 코스는 잠시 들르기만이라도 해야겠는데, 미국 땅이 여간 넓은 게 아닌 데다 짧은 기간 때문에 동선을 짜기도 힘들었고 내가 짠 것치곤 무척 힘든 일정이 되었다. 반차를 쓰고 싸 둔 여행가방을 끌고 본가로 갔다. 사람이 네 명이라 와이파이 도시락을 오랜만에 빌려 봤는데, 며칠 전에 꾼 꿈대로 빌리는 걸 잊어버릴 뻔했다. 계획에는 잘 적어 놨는데 정작 살펴보지 않는 게 참 나답다. 공항 식당에서 주문한 ..

가다 2023.11.19

첫 노래 녹음

J가 회사 내에서 하는 복면가왕 비슷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녹음을 몇 번 하더니, 개인적으로 녹음을 하는 데에도 재미가 들린 듯하다. 그리고 몇 달 전부터 나와 듀엣을 하자는 제안을 계속해 왔다. 내가 J만큼 노래를 잘 부르진 못하지만 노래방은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한 번 해 보고 싶었기에 오케이 했다. 보컬 트레이닝이라도 좀 받아야 하나 싶었지만 말았고, 곡만 조성모의 『To heaven』 으로 정해 놓은 채 미루고 미루다 오늘로 약속을 잡았다. 녹음실은 예전에 J 결혼식 때 쓸 배경 음악을 작업했던 곳이다. 그땐 랩으로 참여했었는데 첫 녹음이라 들어가는 박자를 자꾸 놓쳤던 기억이 났다. 그래도 우리는 제법 빨리 녹음을 끝낸 편이라고 했다. 노래는 서로 번갈아 하기로 했고, J가 먼저 시작했다. 녹음 ..

쓰다 2023.11.19

닌텐도 팝업 스토어

대다수의 인터넷 망령이 그렇듯이 난 관심 있는 분야에는 비교적 소식이 빠른 편이다. 그날도 닌텐도에서 팝업 스토어를 연다는 얘기를 듣자마자 같은 닌빠인 J형에게 전달해 같이 갈 약속을 잡았다. 하지만 예약제로 운영한다는 소식은 정작 예약 오픈 당일, 대부분의 주말 예약이 매진된 이후 접하고 말았다. 그래서 평생 해 본 적도 없는 오픈런을 뛰게 되었고, 적당히 9:30에 용산역에서 만나 줄을 섰다. 사람이 많긴 했지만 생각보다는 양호했다. 대기 번호를 받고 근처에서 아침으로 설렁탕을 먹고 아이파크몰을 설렁설렁 구경하다 보니 입장 시간이 다가왔다. 여유 있는 진열대 배치와 인원 관리의 결과로 내부는 비교적 쾌적했다. 전날 거금을 지출한 관계로 구경만 하려고 했는데 귀엽고 예쁜 상품이 많아 참기가 무척 힘이 ..

가다 2023.11.18

짱 비싼 침대, 커틀러리 구입

2023. 10. 28. 침대는 인간이 하루의 1/3을 보내는 중요한 가구다. 오피스텔에서 생활한 2년 간, 그리고 본가 벙커 침대에서 잔 몇 달간은 그냥 얇은 매트 위에서 잤고 나도 잠자리를 가리진 않지만(가리지 않고 잠을 못 잔다), 이왕 장만하기로 한 거 침대만큼은 인터넷이나 이케아 등에서 적당히 싼 제품을 살 생각은 없다. 하지만 고급 브랜드 침대는 정말 너무나도 비쌌다, 너무나도. 때문에 내년 적당한 시기 여윳돈이 좀 모이면 살 생각이었지만, 시몬스에서 우리 회사 임직원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한다는 메일이 오고야 말았다. 언젠가 살 거라면 이 기회에 사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원래 TV를 아버지가 사 주시기로 되어 있었지만 “TV는 알아서 살 테니 (훨씬 비싼) 침대를 사 주세요”라고 말해..

쓰다 2023.10.29

야유회

2022. 10. 20. 입사 이래 처음으로 야유회를 했다. 그동안은 코로나로 진행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한국 엔지니어 대상이며, 민속촌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모르는 사람들과 조를 지어 이런저런 미션을 하게 된다는 것 같다. 이 한 문장에 엔지니어가 싫어할 만한 모든 요소가 들어 있다. “돌아다니면서”, “모르는 사람들”, “미션”. 역시 우리 팀 내에서는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많았다. 원래는 집에서 지하철을 타고 상갈역까지 내려가 버스로 갈아탈 생각이었다. 하지만 37번 버스가 47분 후 도착 예정이었다. 이건 선 넘은 배차가 아닌가 싶다.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탔다. 회장에 입장해 회사 옷을 받아 입고 랜덤한 조로 배치가 되었다. 아는 분이 한 명도 없었지만 붙임성이 좋은 분이 몇 끼어 있어 나름 즐거운..

쓰다 2023.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