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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선물 고르기

2023. 1. 14. 어제 잘 타이밍을 놓쳐서 그런가 새벽에 자다 깨다를 반복 했다. 독일에서 사 온 멜라토닌을 먹었으면 좋았을 텐데, 잠들기 전에는 그날 잠을 깊게 잘지 아닐지 모른다는 게 문제다. 그럼 이 약은 대체 언제 먹어야 하는 거야? 일어나자 아무리 커튼을 쳐 놨다고 해도 방 안이 어둑어둑했다. 흐린 눈으로 핸드폰 화면을 보고 깜짝 놀랐다. 늦게 자긴 했는데 18시까지 잤다고? 정신을 차리고 화면을 다시 보니 13시였다. 비가 와서 평소보다 어두운 것이었다. 밖에서 밥을 먹고 카페에서 사진 정리를 할 생각으로 노트북을 들고 나왔으나, 식사를 마치니 배가 불러 필요한 물건만 구입해 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카페에서 식사까지 할 생각이 아니면 항상 이렇게 된다. 요새 카페에서 민폐를 끼치는 카공족..

쓰다 2024.01.20

시간 집약적 LA 여행 5일차

눈을 감은 지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일어나야 할 시간이 되었다. 분명 어제는 1시 45분 출발이라 했는데 일어나니 30분 호텔 도착 예정이라고 공지 카톡이 와 있었다. 부랴부랴 준비해 나갔다. 다른 분도 갑자기 당겨진 픽업 시간 때문인지 아직 준비를 못한 것 같았고, 여행사 측 사람은 카톡방에서 그분을 계속 몰아붙이고 있었다. 25분쯤 체크아웃하고 나와서 기다렸는데 차가 도착한 시간은 결국 45분이었다. 아버지가 "이럴 거면 말을 말지, 화장실도 못 갔는데."라고 한 마디 하셨는데, 여행사 측 사람이 "그럼 가세요."라고 하면서 언성이 약간 높아지는 걸 보고 미친 사람인가 싶었다. 안 그래도 피곤한데 짜증까지 났지만, 괜히 가이드 긁었다 여행 분위기 망치기 싫어서 참았다. 정작 가이드는 다른 분이..

가다 2024.01.10

긴 여행이 끝나고

2023. 10. 3. 길고 피곤했지만 알찬 여행이 끝났다. 오늘까지 휴가지만 푹 쉬진 못했다. 어제 잊어버리고 반납하지 못한 와이파이 도시락을 반납하러 가야 했고, 서울 오피스텔에서 일부 짐을 새 집으로 옮겨야 한다. 오후 느지막이 캐리어에 옷을 챙겨 나갔다. 지하철 역까지 가기 위해 버스를 탔는데 기사님이 원래 캐리어는 버스에 못 들고 탄다고 꼽을 주셨다. 여행 전에 본가 갈 때도 캐리어를 들고 탔는데 그새 뭔가 바뀐 건가? 아니면 크기 문제인가? 일단 태워주시긴 했는데 당황해서 무슨 카드로 요금 결제를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내릴 때 혹시 다른 카드를 태그 했다면 2회 최대 요금이 나갈 텐데, 피곤하기도 했고 신경 쓸 일도 많아서 순식간에 기분이 나빠졌다. 그냥 택시를 탔어야 했나, 택시는 차..

쓰다 2024.01.08

시간 집약적 LA 여행 4일차

투어 첫날. 새벽같이 일어나 체크아웃하면서 최소한의 물건을 제외한 짐을 호텔에 맡기고 투어 차량에 탑승했다. 과연 미국은 땅이 넓다. 관광지 한 곳 한 곳을 갈 때마다 차에서 몇 시간을 버텨야 한다. 끝없이 이어질 것만 같은 기차에 실린 컨테이너, 끝없이 이어질 것만 같은 물류 센터, 끝없이 이어질 것만 같은 풍력 발전기가 보였다. 데저트 힐스 프리미엄 아웃렛에 들러 잠바와 옷을 샀다. 쇼핑을 좋아한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는지만 막상 하면 나름 재밌고 시간도 잘 간다. 부족한 건 돈이지. 옛날 오로라 아웃렛에 들렀을 때 시향해 본 이후로 늘 가지고 싶었던 코치 EDP도 구입했다. 이 아울렛에서 유일하게 먹을 만할 건 파이브 가이즈라는 리뷰를 봐서 생각 없이 그곳으로 향했다. 몇 년 전 출장지에서 선배..

가다 2024.01.07

올해 마지막 출근

2023. 12. 20. 내일부터 J와 독일, 덴마크 여행을 가기 때문에 올해 마지막 출근일이다. 어제부터 내린 눈이 집 앞에 쌓여 있었고 걸을 때마다 기분 좋은 뽀득뽀득 소리가 났다. 출근하지 않고 눈오리나 만들고 싶었지만 어른답게 출근했다. 점심을 먹고 사무실 자리로 돌아와 집에서 가져온 탁상용 크리스마스 트리를 조립했다. 평소같았으면 집에 놓았을 테지만 크리스마스 때 집을 비우게 되었으니 사무실이라도 꾸며 놓자는 생각에서다. 몇 주 전부터 가져올까 생각했는데 계속 잊고 있었다. 퇴근하고도 떠나기 전에 할 일이 산더미다. 잔뜩 조달해 놓은 식재료 중 소비할 건 써 버리고 남은 것은 손질해 얼려야 한다. 냄비에 재료를 이것저것 집어넣고 내일 점심까지 먹을 달래된장국을 끓였다. 식사 후엔 감자와 당근을 ..

쓰다 2024.01.03

중국 Shizu Energy 컵라면

이번에 베이징 공항 면세점에서 사 온 라면이다. 패키지가 강렬하다. 당면에 플라스틱 포크, 그리고 스프 봉지가 무려 6종이 들어있다. 혹시 양을 조절하거나 취향 따라 취사선택해서 넣어야 하는 거 아닌가 생각했지만 그냥 다 집어넣으면 되는 것 같다. 실하게 들어 있는 건두부, 땅콩 건더기가 특징이다. 이대로 컵 바깥의 눈금까지 물을 붓고 4분 정도 기다린다. 맛은 최근 한국 편의점에서 종종 보이는 중국 마라맛 컵라면과 비슷하게 적절한 매운맛과 알싸한 맛이 있으며 아래로 갈수록 새콤한 맛이 강해진다. 그리고 중국 특유의 향신료 냄새가 좀 더 강하다. 즉 맛있다. 건두부가 많이 들어 마음에 들었고 국물 양이 꽤 되어 면을 다 먹고 따로 소면을 말아먹어도 좋다.

먹다 2024.01.03

송년회 일정 조율

2023. 12. 8. 모임이 많은 걸 보니 과연 연말이 왔나 보다. 평소 얼굴 볼 일이 잘 없는 친구들은 이럴 때라도 보게 된다. 연말이라도 일찍 퇴근하는 것은 아니니 보통 약속은 주말에 잡힌다. 올해 12월 주말은 5번 있고, 그중 2번은 여행 일정이 있다. 남은 3개의 주말로 모든 모임 일정을 잡기엔 무리라 신년회로 빠지는 모임도 몇 있다. 그 와중 동네 친구들(이제 몇 명은 흩어져 사니 동네 친구들이란 말은 어폐가 있다) 모임은 정말 오랜만에 11명이 모두 가능한 스케줄을 잡는 기염을 토했다. 기혼자도 있고 애 키우는 사람도 있고 나처럼 멀리 이사 간 사람도 있고 해서 이렇게 모인다는 게 놀랍다. 몇 년 전부터 이 인원으로 터키 투 고를 먹고 싶었다. 양이 너무 많아 어지간한 인원수로는 먹지 못하..

쓰다 2023.12.13

연남 펠른의 커피 페어링 코스

점심식사 후 우리 팀은 남은 회식비를 털기 위해 모였다. 원래 투표로 볼링장을 가기로 했었는데 대관료가 너무 비싸 다른 것을 알아보던 차였다. 내가 "커피 테이스팅 클래스 같은 걸 가자"고 제안했고 Y님이 펠롱 연남이란 곳을 물어오셨다. 테이스팅 클래스는 아니고 커피가 페어링 된 디저트 코스다. 커피도 안 마시는 인간이 이런 걸 제안하자 의아하게들 보셨지만 커피를 마시지 않기 때문에 알고 싶었던 거다. 제대로 된 곳에서 비교하며 마시면 커피의 매력을 알게 될까 하고. 비가 부슬부슬 오다말다 하는 흐린 날이었고 좀 더 분위기 있게 코스를 즐기게 되었다. 총 네 개의 페어가 제공되었고 커피는 두, 세 번째에 페어링 되었다. 각 음식마다 스토리를 준비해 주셔서 나도 의미부여를 하려 노력해 봤다. 첫 번째 커피..

먹다 2023.12.12

시간 집약적 LA 여행 3일차

아침부터 차를 몰고 애너하임의 디즈니랜드로 갔다. 어제 하루종일 시내운전만 하다 고속도로를 타니 마음이 좀 편했다. 출장이나 여행이 아니면 차를 몰 일이 없으니까 나는 만년 초보다. 디즈니랜드는 디즈니랜드 파크, 캘리포니아 어드벤처의 두 곳으로 나뉘어 있다. 나와 동생은 마블 캐릭터 쪽이 더 친숙해 캘리포니아 어드벤처만 돌기로 했다. 들어가자마자 각자 마음에 드는 미키 마우스 머리띠를 하나씩 사 썼다. 아버지는 이런 걸 왜 쓰냐는 눈치였지만 나와 동생의 텐션에 얌전히 하나 고르셨다. 앞사람이 first visitor 뱃지를 받길래 우리도 달라고 해서 각자 옷에 달았다. 이곳에서 즐긴 것은 섹션을 나누어서 정리해 보기로 한다. 공원 내부 볼거리의 실시간 정보는 대부분 디즈니랜드 앱에 업데이트되어 편하게 찾..

가다 2023.12.12

시간 집약적 LA 여행 2일차

시차 때문인지 한국에서보다 이른 시간에 상쾌하게 일어났다. 미국 시간이 체질에 맞는 걸까? 아침으로 카페에 가서 미국식 브런치를 즐겼다. 미국에 출장 중일 때 카페에서 휴일 아점으로 베리와 꿀이 올라간 와플을 먹는 것이 그렇게 좋았는데. 이번에는 République Café란 곳을 찾아가 와플, 프렌치토스트, 샐러드, 오믈렛을 시켜 먹었고 역시 성공적이었다. 인터넷으로 찾아본 주위 LA 관광지로는 파머스 마켓과 더 그로브가 있었다. 파머스 마켓은 별 감흥이 없었고, 더 그로브 쪽이 길거리를 예쁘게 꾸며놓아 돌아다닐 맛이 났다. 애플 스토어의 거울로 된 천장이 인상적이었다. 베니스 비치 근처의 회사 오피스 주차장에 차를 대 놓고 내부를 구경했다. 방문한 오피스는 시스템상으로 기록되어 도전과제 깨는 느낌도 ..

가다 2023.11.23